당신에게 어떤 결과가 주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점수에 만족하지 못해 반수 또는 재수를 고민하고 있을 수도 있다
입시를 1년 더 할 생각이 없었지만 학교를 다니다가 반수를 결심하게 될 수도 있다
내가 그랬다
여러 다양한 고민들을 하고 있을 당신들에게 내 글이 큰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솜씨가 좋지 않아 자꾸 어디론가 새고 뭔 소리하나 싶을 수도 있지만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시간이 아까운 분들을 위해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한 급간 올랐다
다른 글들 보면 건대에서 연고대도 가고 메디컬도 가는데 난 중앙대 정도로 밖에 올리지 못했다
솔직히 반수를 제대로 성공한 사람들만이 글을 쓰니 그런 반수에 성공한 글들이 많을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나만큼 현실적인 글 찾기 힘들 터이니 아 얘처럼 하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읽어도 나쁠 건 없을 것 같다..
2024학년도 수능
우선 본인은 현역 정시로 건국대학교 컴퓨터공학부에 24학번으로 입학했다
합격증 비율이 좀 이상한데 액자 비율인 것 같다.. (나도 잘 모름)
본인은 학교에서 중위권이었는데 수능 때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최종 내신은 3.9로 하위권이었다)
애초에 건컴에 학종 논술 넣고 중솦 경컴 논술로 총 4개의 수시 카드를 썼으니 건컴을 학종으로 가도 만족하던 상황이었다
수능을 잘 봤거나 공부를 잘 하던 친구들은 다 수시로 대학을 가서 정시는 내가 반에서 1등을 했다
몇 년째 느끼고 있는 것이지만 대학은 무조건 수시로 가야 한다..
정시로 선택 당했다면 자신의 과오를 탓하고 제대로 마음 다잡고 공부해서 한번에 좋은 대학 가길 빈다
원서는 건대 컴공을 안정으로 쓰고 중대 경영과 서강 영문을 교차 지원해 상향 지원을 했다
진학사에서 초반에 건컴을 7~8칸으로 띄워줘서 건대는 거들떠도 보지 않으려 했지만 안정으로 쓸 컴공이 필요해서 결국엔 어쩔 수 없이 썼다
약간 부족한 성적으로 상향을 질렀기 때문에 중대는 예비 100번대, 서강대는 18번에서 끝났지만 건대 컴공도 내가 원하는 과였기 때문에 떨어져도 상관 없다는 마인드였다
사실 셋 다 붙어도 합격증만 받고 건대 컴공으로 갈 생각이 있긴 했다
근데 막상 떨어지니까 많이 아쉽긴 했다ㅋㅋ
건컴에 갈 것이었으면 가군에서 건컴을 빼고 가나군에 상향 지르고 다군 스마트ICT를 썼어야 했다
스마트ICT가 컴공이랑 병합될 줄 알았었다면.. 그치만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는 지금 해봐야 의미가 없다ㅠㅠ
가군에 성대 경영 썼으면 됐을 지도.. 인문은 그냥 갔음
아무튼 건대 컴공 가기에는 점수가 많이 남고 중경시 컴공 가기에는 점수가 좀 모자랐다
자꾸 인터넷이나 커뮤니티에서 중시건경이니 중건시경이니 이러지만 성한서/중//시경/건//동홍이다
교차하면 두 라인 위로 겹침
진학사 점공 상으로는 27등이었는데 모집 인원도 60명이어서 발 뻗고 걱정 없이 놀았다
얼마 전에 알았는데 당시 건컴 추합이 42명이나 돌았었더라.. ㅅ@ㅂ!! 이러면 거의 수석 입학 아니냐
24학번 1학기
아무튼 그렇게 최초 합격을 하고 3월에 대학교에 입학해서 그냥저냥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학교를 직접 다녀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실망스러운 부분들이 많았고 결국 4월이 되기도 전에 반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꼭 학교나 학과에 대한 불만이 아니더라도 개인적인 부분에서 아쉬운 면들이 있었다
솔직히 안 좋은 점들을 얘기하자면 끝도 없다
부정적으로 바라봐서 안 좋은 것만 보였나 싶기도 하지만..
근데 굳이 여기서 말해봐야 좋을 것도 없고 건대도 나름 좋은 학교이기에 구구절절 적지는 않겠다
애초에 난 반수를 하기 위해 2학기부터 휴학을 했기 때문에 한 학기 밖에 다녀보지 않아서 잘 알지도 못하고 떠드는 꼴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다만, 이건 부차적인 이유고 진짜 반수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보안 전공 학과에 가기 위해서였다
고3 때도 줄곧 가고 싶었던 학과는 고사국/스보 중대 산보/솦이었다
하지만 성적이 모자라서 건대 컴공에 원서를 쓰기 전에 가장 먼저 알아봤던 것이 교육 과정에 정보보안 관련 내용이 있는가와 교내에 보안 관련 동아리가 있는가였다
그냥 로드맵만 대충 봤을 때는 정보보안이랑 암호학 정도 보였던 것 같다
보안 동아리도 있었기에 편한 마음으로 건대 컴공에 지원했다
동아리도 들어가고 학교 수업 들으면서 혼자 보안 공부하면 보안 관련 분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스스로에게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과연 내가 이 동아리에서 같이 공부하고 또 혼자 공부하면서 잘 해낼 수 있을까
초중학생부터 날고 기던 사람들이 가득한 이 분야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당장 내 블로그 글들만 봐도 아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어줍짢은 한줌 지식들만 가지고서 뻘글만 쓰고 있다는 것을..
건대 바보보다는 고대 바보가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더군다나 대학교에서 소심한 성격에 제대로 된 친한 친구들을 사귀지 못했다
결국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대학 생활보다 수능 생활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피의 목적도 조금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의대 증원도 된다니 성적을 유지만 해도 대학이 올라간다
주변 친구들도 하나둘씩 반수를 시작했고 나도 그들과 6모를 접수하기로 마음 먹었다
가족, 친척들과 친구들에게는 일단 한 학기만 다녀보고 반수를 고민해보겠다 말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이미 결심한 상태였다
4월이 되기도 전 수능특강을 샀고 대학에 출석만 하고 맨 뒷자리에서 pdf로 학원컨 구해서 몰래 풀었다
집에 와서는 대학 과제를 했고 수특은 6모 전까지 2회독하는 걸 목표로 했다
여기서 약간 큰 걸림돌이 동아리였다
반수 생각이 전혀 없었을 때 동아리에 가입했었는데 동아리에서 내주는 과제가 있었다
괜히 반수한다고 과제 안 하고 모임이나 스터디도 째면서 민폐 끼칠까봐 겨우겨우 시간 내서 과제하고 수능 공부도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5월에 수업이 많이 없었다
휴일이 많아서 그런지 휴강도 많고 온라인으로 대체 수업하는 날도 많았다
5월엔 시간이 미친듯이 남아 돌았다
6모 한달 전 모의고사 준비하기 최적의 상태였다
2025학년도 6월 모의평가
6모가 끝나고부터 반수를 하겠다 굳게 마음을 먹었다
6모 성적이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고3 내내 허우적대던 수학에서 1등급을 처음 얻어냈다
어느 날 공강이 2시간이라 건물 1층 의자에서 혼자 앉아있었다
3월부터 반수 때문에 머리 아프고 학점은 망할 것 같고 걍 이대로 가면 ㅈ되겠다 싶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였다
이제 반수에 모든 것을 쏟겠다 다짐하고 그 다음 수업을 째고 집으로 갔다
그렇게 그 이후로 대학 공부는 하나도 안 하고 과제랑 출석 점수만 채웠다
그랬더니 나중에 1학기 평점은 2.8이 나오더라ㅋㅋ
할 줄 아는 C프로그래밍은 A 맞고 나머지 전과목은 C+을 맞았다ㅋㅋ
기말 공부는 1도 안 했기에 시원하게 말아먹었다
신청했던 동기 MT는 보증금을 버리고 취소했다
그렇게 종강을 하고 나서 야심 차게 휴학 신청을 하고 재수를 시작했다
목표는 고대.
반수를 한다던 동기들을 몇 명 알고 있었다
건대 반수 톡방에도 들어가 있었구 아무튼 학원에 들어가 공부한다는 사람들의 소식도 들려왔다
나도 학원을 가야 하는 건가 싶어서 재종이나 독재를 한번 찾아봤는데 돈 쓰는 것도 싫었고 무엇보다 고3 동안 야자로만 성적 상승을 이뤄냈기 때문에 혼자 해도 될 것이라 생각했다
독재가 집에서 멀어서 왔다갔다하기에는 시간이 아까웠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독서실에서 독학 반수를 성공한 사람이 많이 없어서 불안하긴 했다
하지만 내 인생은 인터넷이나 다른 사람들이 결정해주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뭐 어떻게 하고 어떻게 했든 내가 독서실에서 독학 반수를 성공하면 아무 상관 없는 것이었기에 독서실을 등록했다
첫 한두 달은 당연히 다들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작년에는 어려웠던 것이 이제 와서 보니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고 너무 쉬워졌다
대학 다니면서 머리를 식히니까 머리가 갑자기 좋아진걸까
교육청 시험도 올 1등급은 식은 죽 먹기가 되버렸다
분명 작년에는 탐구 1등급은 상상도 못 했었는데 지금은 너무 쉽게 느껴졌다
사실 이게 현장감의 차이인데 난 당시에 그게 내 실력이라 착각하고 있었다
작년이었으면 한 달 걸릴 것을 일주일만에 끝낼 수 있었다
더 이상 실력에 문제는 없는 것 같았다
이 실력대로 수능을 보면 연고대는 그냥 갈 것 같았다
실수를 엄청 많이 하는 편이었기에 실수를 절대 안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2025학년도 9월 모의평가
아무튼 9모가 다가왔고 9모를 개쳐망해버렸다
국어를 하나 틀려서 1등급을 받긴 했지만 내 기억에 1컷이 94 또는 96이였을 것이다
역대급 물난이도 시험지라서 수학 과탐 모두 등급이 잘 안 나왔다
남들 다 적백인데 나 혼자만 적백이 아니었다
내 성적표가 너무 형편없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성적표를 받으러 가지도 않았다
그래서 우리 집엔 9월 모평 성적표가 없다..
멘탈이 완전 나가버렸다
실수는 또 왜 이렇게 많이 했는지 슬슬 반수를 괜히 한 건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카투사도 떨어져서 반수를 실패하고 군대로 당장 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때 수능 공부는 안 하고 내년 초에 빠르게 군대 갈 수 있는 방법만 알아봤다
육해공 가산점, 자격증, 보직들에 대한 정보는 이때 엄청 알아봤다
누가 어떤걸 물어봐도 거의 다 대답해줄 수 있었을 것 같았다
그러다 보면 삼수를 하려 해도 군대를 가야 한다는 사실에 미치도록 화가 난다
쓰지도 못할 ㅈ 하나 달렸다고 2년 가까이 군대에서 시간을 버린다 생각하면 정말 가기 싫다
군수가 있지 않느냐 할 수도 있는데 군수가 말이 쉽지 실질적으로 가능할 것이라 보는가
공군을 가면 되지 않느냐 할 수도 있는데 공군 가기 위해 준비할 것이 반수 못지 않게 많다
그냥 군대 가야 하는 것도 꼴받는데 가기 위해 내가 노력해야 한다는 게 더 썩나간다
게다가 카투사 떨어져서 속상해하는 와중에 내가 군대를 못 가서 슬퍼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현타가 온다..
여튼 실수를 안 하기 위해 오답노트를 죽도록 썼고 문제를 푸는 와중에 방금 풀이한 문장을 검토하면서 푸는 연습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멘탈 회복은 못 하고 동기를 잃은 채 공부량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인스타도 지웠었는데 다시 깔아서 릴스로 도파민만 풀충전했다
이대로 가면 망할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알 수 없는 자신감이 내 뇌를 지배했다
작년에 어렵던 것이 올해 와서 쉽게 느껴지니 머리가 좋아졌다 생각을 해서 그런 것일 지도 모르겠다
근데 반수라는 것이 분명 실력은 올랐지만 성적은 오르지 않는다
현역 시절 가족들에게는 설컴에 가겠다 했다
나 그리고 모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냥 그렇게 말했다
수능 당일 아침에도 만점을 맞을 것이니 인터뷰 준비를 하고 있으라는 말을 남기고 수능장에 들어섰다
안 될 걸 알면서도 그런 말을 하고 나면 자신감이 생기고 불안감도 사라졌다
어쩌면 그렇게 했기 때문에 현역 수능날 긴장을 하나도 하지 않아 커리어 하이를 찍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불안을 헛된 자신감으로 덮었던 그때와는 다르게 9평을 제대로 망치고 나니 자신감으로 불안을 도저히 덮을 수가 없었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실패할 것 같으니 군대를 알아봐야 하느니 복학해야 하느니 자신 없는 말만 해댔다
멘탈 하나 회복 못 하고 하루종일 놀기만 하고 유튜브 인스타로 도파민만 채우면서 공부는 안 하는 내 자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사실 수험 생활이 힘든 이유는 공부가 어려워서가 아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지만 생각하는 만큼 열심히 하지 않는 내 자신 때문에 힘든 것이다
어디 털어놓을 곳도 없고 문제 해결도 안 되고 정신병이 걸릴 것만 같았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신질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증상들이 약간씩 나에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내가 의사는 아니지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때문에 나는 삼수는 절대 절대 절대로 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6개월도 채 안 되는 기간이지만 정말 지옥 같았기에 이 짓거리를 더 하고 싶지 않았다
쌩재수생 또는 n수생들이 진짜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논술 원서를 쓰면서 학교들을 알아보는데 그 학교들이 미치도록 가고 싶었다
홈페이지에서부터 느껴지는 다름..
고대 스보, 서성한중 컴을 논술로 썼다
상특)) 자전 안 쓰고 소신 있게 소수과랑 컴공 씀
경컴도 쓸까 고민했지만 그냥 안 썼다
경컴을 써버리면 괜히 마지노선이 경희대가 되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내 자존심이 허락을 안 했다
9모는 망쳤지만 당시 교육청 7모를 혼자 봤을 때 연고대는 그냥 뚫었고 지방 약수 점수가 나와서 연대 시립대는 안 썼다
사실 수학 실력도 부족하고 납치되도 감사한 상황이었지만 그냥 안 썼다
10월 중순부터 조금씩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다시 시작했지만 여전히 공부량이 많이 늘지는 않았다
현역 시절 만큼 했다..
이대로 대학을 성공적으로 가면 정말 가성비 있게 대학을 간 거라 생각했다
공부도 많이 안 했고 학원도 안 다녔으니 이대로 반수에 성공하면 돈이 얼마나 세이브되는 것인가
2025학년도 수능
수능날이 되었다
현역 시절에는 끝까지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자신감 있는 상태로 수능을 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근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공부량이 부족했던 걸 내가 알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건컴 이상 점수는 나와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어서 그런 건지 긴장을 엄청 했다
그렇게 국어 시험을 보는데 풀면서도 내가 제대로 풀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일단 하긴 하지만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확신도 없고 그렇다고 불안도 없었다
그냥 손이 가는 대로 읽고 풀었다
비문학 읽는데 뭔가 지문이 난해하다
나만 느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뭔가 평가원 지문이라 하기에는 결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아님 말고)
비문학 끝나고 문학 두 번째 지문을 읽고 나서야 긴장이 풀리고 그제서야 좀 제대로 풀기 시작했다
결과는 92점 백분위 96으로 1컷
국어가 고정 1이었기에 백분위가 좀 아쉽지만 논술 최저를 맞춰준 고마운 과목이다
수학 시험은 실수만 하지 말자는 마인드로 풀었다
20번까지는 개 X밥이었다
아 다들 어렵다 예상했지만 9모급 물난이도로 나왔구나를 10번대에서부터 느꼈다
21번 22번 좀 빡세긴 했지만 어찌저찌 풀긴 풀었다
미적에서 28 30이 잘 안 풀린다
30 풀릴 것 같아서 계속 트라이하는데 안 풀린다
21은 부등식까지 맞게 써놓고 등호 잘못 봐서 틀렸다
내 기억으로 16이 답인데 아마 내가 17을 썼을 것이다
22는 분명 풀었는데 왜 틀렸는지 모름.. 아마 수형도에서 뭐 하나 틀렸을 듯
28 30 틀리고 84점 백분위 95
수학 1 맞으면 사국 쓸라 했는데 못 쓰게 됐다ㅠㅠ
영어는 너무 쉬웠다
1등급이겠구나 생각했다 못 해도 2등급
속으로 들었던 생각: 음 1등급이네.. 연대를 써볼까 근데 1등급 비율이 높아서 안 될 수도;;
하지만 채점하니까 77 3등급ㅋㅋ
어디서 틀렸는지도 모르겠다ㅅ@ㅂ 헷갈리는 선지도 없었는데 의문이다ㅋㅋ
올해는 영어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물리 보는데 분명 시험지 난이도는 평소 보던 실모처럼 평이했지만 이상하게 시간을 많이 쓴 느낌이었다
3페이지 갔는데 15분 정도 지난 듯 뭐지..
시험장에선 시간이 이상하게 빨리 간다
제대로 다 풀지도 못 하고 몇 문제 찍었다
2개 틀리고 46점 백분위 94
생명은 어려웠다
현역 시절 생명은 물로켓 찌익이었는데 그 전 년도들의 어려웠던 생명과학 시험지로 회귀한 느낌이었다
4페이지 첫 문제인가 아무튼 그거 말고도 몇 문제 발문 보고서 이걸 찍으라 낸 건지 풀라 낸 건지 의문이 들었다
어쩔 수 없이 무지성 논리 직관 찍기로 어찌저찌 풀다가 다 못 풀고 끝났다
3개 틀려서 43점 백분위 92
작년과 등급에는 변화가 없지만 그나마 백분위 조금 오른거??
제2외까지 보고서 그냥 망했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동안 반수 공부하면서 반수에 성공해 고대를 다니는 나를 상상했는데 이젠 상상하기도 싫었던 복학한 나가 현실이 되었구나
반수 실패를 대비해 지원했던 육군 기행병도 떨어져서 복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수능장을 나오고 바로 든 생각은 "아, 나는 재능이 없구나"
삼수 생각이 완전히 싹 사라져버리는 시험지였다
그동안 최대한 재능 탓 하지 않고 노력으로 극복해내려 했지만 평가원에 굴복해버리고 말았다
어중간한 재능은 나를 가능성에 중독된 상태로 이끈다
가끔 군수할까 삼반수할까 생각이 불쑥불쑥 떠오르지만 이 날의 감정을 떠올리며 진정시켜본다
집 가는 차 안에서 채점이라도 해볼까 하여 채점을 해봤는데 메가스터디에서 국수를 11로 예측해주더라 물론 나중에 바뀌었지만..
그래도 완전 망하지는 않았구나 상향 지원해야겠다 생각하며 나의 수능은 끝이 났다
인터넷에서 보던 건대에서 연고대로 반수 성공 이런 일은 나에게 벌어지지 않았다
과를 유지하며 학교를 높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반수나 재수처럼 1년을 기다려 수능을 또 보기 위해 공부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지만 좋은 경험이 되었다 말하고 싶다
그동안 보지 않으려 했던 건대 동기들의 인스타 스토리를 본다
그들도 분명 나와 같은 청춘을 살고 있거늘 어찌 이리 비참한 나와는 다르게 그들은 행복에 겨워보이는가
2025학년도 패자부활전 (논술)
근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시러들에게는 논술이 남아있다
진학사에서 중솦을 불합격으로 띄워줘서 논술을 가는게 맞지만 서성한을 상향으로 쓸 것이기 때문에 중솦 논술은 안 갔다
성대 서강 논술은 일단 보고 왔는데 풀면서도 떨어졌구나 생각이 들었다ㅋㅋ 당연히 광탈
냥논은 나쁘지 않았는데 컴소라 그런지 역시나 컷이 높다 이것도 광탈
고려대학교 스마트보안학부 << 죽을 때까지 생각날 것 같다
고사장 가니까 50~60명 왔더라
최저떨은 다 나가리되고 찐또배기들만 온 것 같다
다들 고사 시작 전에 프린트물 읽고 막 공부하는데 난 수능 샤프와 지우개 하나만 들고 가서 논술 개고수마냥 그들을 고고히 관망하고 있었다
애초에 고려대학교 << 아득히 높은 이 대학의 시험은 당연히 어려울 것이기에 기대를 하나도 안 했어서 공부도 전혀 안 했다
어차피 안 될 거 맘 편하게 시험지 펼치고 문제 푸는데 어?? 뭔가 이상하다 왜 잘 풀리지
갑자기 현우진이 내 몸에 들어와서 문제를 풀어주고 갔다
식조작도 쓱싹 하니 딱 답이 나오고 그냥 쓱싹 하니 문제가 풀려 있고 그랬다
기하에서 하나 좀 이상하게 풀긴 했는데 나머지는 다 풀었다
현우진이 올해 기하를 유기해서 그런지 감이 떨어졌던 것일까..
아무튼 답안지를 다 쓰고 보니 내가 봐도 글씨도 너무 이쁘고 깔끔하게 잘 썼다
수논갤 포만한 보면서 답 맞추는데 기하 빼고는 다 맞은 것 같다
합격하는 거 아닌가 싶다가도 너무 물난이도였고 만점 맞아야 붙을 것이라 생각해서 큰 기대는 안 했다
하지만 서성한 논술보다 더 기대한 것은 사실이다
내가 서성한은 형편없이 못 봤기 때문에..
그런데 수시 최종 합격자 발표에서 예비 2번을 받아버린 것이다
아니 내가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사학 고려대학교 스마트보안학부 예비 2번이라고??
심장이 벌렁벌렁 거린다
몇 년 동안이나 그토록 원하던 대학 원하던 학과 내 인생 최고의 대학이자 학과였다
여기만 가면 난 입시판을 아무 미련 없이 뜰 수 있다
설령 여길 졸업하자마자 죽는다 하여도 갈 수 있다
합격증을 받고 입학 전에 죽어도 호상이다
남은 추합 발표는 4번, 모집인원은 5명, 적어도 충원이 절반 가까이 돌아야 내가 붙는다
근데 4합 8을 맞춰 고논을 보러 온 사람이 어디로 빠지겠는가..
매일 매일 하루종일 수만휘 포만한 오르비 수논갤 빡갤 시대갤 진학사수시점공 여기저기 다 돌아다니면서 빠지는 사람들이 있는지 찾아봤다
게임을 해도 유튜브를 봐도 똥을 싸도 밥을 먹어도 집중이 안 됐다
'고'자가 들어간 단어나 보안 관련 내용만 봐도 예비 2번이 떠올랐다
하지만 1차, 2차, 3차에서 한 명도 빠지지 않았고 결국 난 마지막 4차 발표까지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예비 2번으로 남아 나의 입시는 끝이 났다
수험생들은 사람 일 어떻게 될 지 모르니 섣불리 에측해 포기하지 말고 항상 무엇이든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보도록 하자
혹시 당신이 연고대 논술에 붙을 일이 생길지 어떻게 아는가
난 고대에 논술 원서를 썼지만 붙을 것이라 생각을 전혀 하지 못 했다
시험이 쉬울 것이란 생각은 더더욱..
인터넷에 쓰인 기적은 나에게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근데 이 글을 인터넷에서 보고 있는 당신에게 기적이 주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하고 싶은 말
아마 지금으로서는 정시로 중솦이나 서성한 자연을 가게 될 것 같은데 (아직 원서도 안 씀) 성공했다 하기에는 좀 애매하다
원서는 고려대 스보, 중산보, 중솦 썼다 (고대는 1칸 스나임ㅎㅎ;; 예비만 받아보면 ok, 13명 뽑는데 진학사 17등임)
수능 보기 전에는 마지노선을 중솦 또는 중산보로 정해놓긴 했어서 목표를 달성했기에 성공은 맞지만 고대 논술 예비 2번에 미련이 남아서인지 서성한이 아쉬워서인지 약간 찝찝한 것도 사실이다..
서성한이 물변을 냈고 다들 수학 반영비가 높기 때문에 내 성적으로는 서성한에 갈 수 없다
수학이 적폐다 그냥
과탐 대충 33 맞고 미적백만 맞아줘도 서성한 그냥 간다 진짜다
그러니까 수학 1등급 아니면 대학 잘 갈 생각하지 마라
명문대를 가고 싶다면 수학 1등급이 최우선이며 국어가 라인을 잡고 탐구가 과를 잡아준다 (영어는 연대냐 고대냐만 정해준다)
본인은 개같은 수학 실력 때문에 평백 92.8로 건컴을 갔고 94.6으로 중대를 간다
입시 끝나고 다시 새내기 생활 시작할 생각을하고 이것저것 찾아보다 보면 과연 내가 반수를 한 것이 맞는 선택이었을까 싶긴 하다
그렇게 많은 급간을 올린 것도 아니고 '중시경건'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근데 학점 2.7로 복학을 하는 것도 미친 짓이기 때문에 성공이라 하자
연고대에 갔으면 이런 생각을 안 했을 것 같긴 하지만 모두 결과론이다
뭐가 됐든 좋은 경험이었고 깨달은 것들도 많다
하고 싶은 말은 반수는 신중하게 결정하기 정도..??
현역 때와는 완전히 환경이 다르다
만약 나처럼 혼자 독서실에서 공부하면 같이 공부하는 친구도 없어서 외롭고 무엇보다 공부 분위기가 안 잡힌다
내가 괜히 9모 망치고 멘탈 나가서 한동안 공부 못 한 게 아니다
분명 대학 다닐 때는 수험생 때가 그립고 다시 수능 공부를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돼도 막상 그렇지만은 않다
"실력은 오를지언정 성적은 쉽게 오르지 않는다" << 가장 중요한 말이다 성공하려면 압도적으로 실력을 높여야 한다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기
에타에서 반수 관련해서 검색을 해보면 어차피 건대로 다들 돌아온다는 둥 중건시경이니 의미 없다는 둥 별 소리가 다 나오는데 난 다른 학교로 간다
그딴 글에 휘둘리는 성격이라면 나처럼 다시는 건대 에타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마인드로 회원 탈퇴 박아라
난 수능날 미끄러져서 건대를 온 것도 아니었고 원래 건대보다 높은 성적도 아니었지만 반수로 더 좋은 성적을 받아서 나왔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든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하고 노력해서 원하는 목표 이뤄내면 되는 것이다
반수 실패하면 뭘 할 것인지 여러 개의 플랜을 정하는 게 좋다
반수라는게 리스크가 엄청 크지만 리턴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경우의 수를 두고 플랜을 짜는 게 좋다
난 반수 망하면 바로 군대 추가모집 지원하고 군수를 하려 했다
군대 못 가게 되면 그냥 운명을 받아들이고 2.7 학점 복구에 눈물의 똥꼬쇼 하다가 화햇 지원하고 뭐 그런 큰 그림을 그렸다
더불어, 미필 남자라면 군대에 대한 정보는 필수이다
주변인들도 그렇고 군대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육해공 지원 및 입영 시기, 내 점수, 가산점, 보직 등 잘 알아보고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
생각보다 실패를 많이 한다
실패라 하니 어감이 좋지 않은 것 같긴 한데 본인은 1년도 되지 않아 '불합격'이라는 단어만 10번을 넘게 봤다
현역부터 지금까지 입시에서만 해도 학종 1번, 논술 8번, 정시 2번 총 11번이다
군대까지 하면 카투사 기행병 불합격까지 있다
심지어 첫 토익 때 카투사 750으로 카투사 기준 점수도 못 넘어서 2트 만에 850으로 넘었다
내신은 물론이거니와 수능 제외 평가원 모의고사도 전부 못 본 건 덤이다 (2년째 수능 커리어 하이)
무언가 목표한 것을 달성하지 못해도 퍼지지 말고 멘탈 잡고 다시 일어나 재도전을 하던지 다음 일로 넘어가던지 하자
대학에 입학해서 안 좋은 생각만 하면 당연히 안 좋은 생각만 들고 안 좋은 것만 보인다
좋은 것만 보고 찾으려 하고 애교심을 가지도록 하자
대학에 관계없이 당신은 당신이라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빛나는 사람이니 자기 자신을 믿어라
질문은 항시 받겠다
사이드바에서 인스타 찾아서 DM을 거시든지 댓글을 남기시든지 연락하시면 친절히 대답해드리겠다
(건전컴 vs 서성한 인문에서 복전 / 건대서울캠 vs 경희수원캠 / 이딴 건 나한테 묻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셈 님 인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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